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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내 인생 첫 지리산 종주(1) 입구에서 노고단고개

by 지도여행자 2025. 6. 30.

왜 우리는 나이가 마흔이 넘어서 이곳에 오게 된 것일까? 젊은 시절에도 하지 않았던 이 힘든 여정을 마흔이 넘어버린 지금에와서 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어떤 연유에서 였을까... 고등학교 동창3명의 나이들어 삐걱대며 겨우겨우 오르는 종주 이야기 시작합니다.

 

벌써 한 5년정도 된듯하다. 가끔 만나서 술마시고 헤어지기만 했던 우리는 어느날 1박으로 놀러를 가게 되었고 그를 계기로 만남 횟수를 줄이고 조금은 깊은 모임을 갖기로 한다. 2년전, 처음으로 같이 일본여행을 다녀오고서 올해는 지리산 종주라는 예상밖의 결정을 하게 되었다. 성삼재 휴게소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는 버스를 탄다. 출발인데도 이미 얼굴은 마치 종주를 마치고 온 듯 하다. 

 

계획과 다르게 길이 많이 막힌다. 아침을 못 먹을 듯 하여 휴게소에서 갓 만들어진 빵을 먹으며 아침을 해결한다. 지금에서야 매우 담담하게 글을 쓰지만, 사실 저 순간 계속 늦춰지는 도착시간에 짜증과 걱정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이다. 

 

버스에서 내려서는 정말이지 정신없는 20분이었다. 둘은 뛰어서 마트에 도착해서 식량을 보이는대로 짚고 구매했으며 한명은 점심으로 먹을 김밥을 사느라 주변을 방황하였다. 다시 만난 우리는 택시를 타고서 지리산 성삼재 휴게소로 도착한다. 

 

3일간의 식량이 적지 않았는데 시간이 부족했던 우리는 대충 꾸겨 넣고서는 서둘러 출발한다. 입구에서 2km지점에 노고단 고개를 13시 이전에 통과해야 하는데 우리가 출발한 시각은 12시 20분, 40분만에 저 거리를 걸어야 한다. 

 

처음에는 이런 포장도로였기에 큰 무리가 없을꺼라 착각한다. 사진도 찍고 그저 행복한 모습으로..

 

나도 아직은 그럭저럭 재미있다. 앞으로의 험난함을 예상하지 못한채...

 

기철이는 참 잘도 간다. 짐 분배를 잘못해서 가방 하나가 생겼는데 뒤 배낭에 딸랑딸랑 거리며 그렇게 걸어간다. 

 

뒤에 지친 원서는 이미 퍼져있는데 나중에 보니 저놈 가방이 가장 무겁더라. 가방이 작아서 그렇게 안봤는데 나중에 키로수 달아보니 우리보다 3kg 더 무겁게 메고 가고 있었다. 

 

노곤단 고개의 하이라이트 돌계단... 우선 통과를 해야 하기에 기철이를 먼저 보내고서 나는 원서를 기다리기로 한다.

 

600m라는 노고단 고개는 한발한발이 천리만리길이다.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해서 원서를 기다린다. 괜찮은 척 하고 있지만 사실 이 지점부터 우리는 점점 지쳐가고 있다. 

 

먼저 도착한 기철이는 이미 뻗어있고 나도 겨우 남은 힘을 짜 내서 사진을 한장 찍어둔다. 여행에서 많은 사진을 찍곤 하는데 산행은 너무나도 힘들고 지쳐서 사진도 그저 사치일 뿐이다. 

 

13시에 출입을 통제하는 곳에서 관리인의 눈치를 살피며 친구가 도착하기를 기다린다.